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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느님

치악산에서 삥을 뜯기다.

날이 점점 따뜻해져서 주말에는 등산하기에 날이 좋을듯 한 주말이었습니다.
어디 멀리 가는거 귀찮아 하는 남자친구가 왠일로 야외로 김밥 싸서 마실가자고 하더라고요.
물론 김밥을 저보고 싸라길래

"내가 김밥 싸면 니가 서울의 도봉산으로 오고, 니가 김밥 싸면 내가 원주 치악산으로 갈께!"

라고 했더니 한참을 고민하다가 자신이 김밥을 싸겠다고 치악산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맘편하게 쉬고있었는데 전날 저녁에서야

"야.. 김밥재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그냥 데치고 볶아서 하면되*^^* 밥은 새벽에 일어나서 갓 해서 초랑 깨에 버무려서 간을 적당히 맞추면 되구~ 당근이랑 시금치는 한번 데치구 당근은 한번 볶아야해~ 오뎅이랑 햄도..."

한참 이야기 하는데 집에 김밥말이가 없다면서 포기해버리더군요!
그래서 그냥 불쌍한 남자친구..ㅋㅋ 살려주는셈 치고~
원주에서 제일 맛있는 김밥을 사오겠다고 호언장담하더군요^^
그래서 결국은 원주에서 제일 맛있는 김밥과 치악산을 등반하기로 했습니다.

9시차를 타고서 분주하게 원주로 출발!
아침을 부실하게 먹어서 도착하자마자 남자친구랑 차안에서 만두를 후루룩 다 먹고 출발!

치악산은 2시간이면 정상에 오른다는 남자친구의 말을 믿고 흔쾌히 승낙한 등산.
제 2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가는 순간 '이건아니다!' 싶더군요.
매표소까지 걸어가는데 약 10분~20분 걸렸던것 같습니다.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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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는 간절히 기도하며 쌓았을지도 모르는 돌탑


몇가지 코스가 있었는데 저희는 구룡사를 보고 비로봉을 찍고 오는 코스로 출발했습니다.
주차장에서 걸어오는 시간과 힘이들어서인지 서로 헥헥 거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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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단단한 암석을 뚫고나오는 마른가지의 나무들..


구룡사에 도착하기 전에 잘 살펴보시면~ 나무의 이름, 유래, 자세한 설명들이 붙어있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천천히 보시면서 올라가보세요^^ 연리지 같은것도 볼수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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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사의 단청


구룡사의 전경을 찍을 정신도 없이 다시 등산을 시작하는바람에..ㅠㅠ
전경사진이 없네요.

전 절에 가는걸 좀 좋아라 합니다. 절에 다니는것도 아닌데 산에 가면 절엔 꼭 들리죠..
도봉산에도 절이 있어서 등반시엔 항상 들러서 연못주변에 앉아서 생각도 하고 했는데 요즘엔 안갔었는데
구룡사의 분위기는 좀 다르더라고요. 그다지 화려하지도 않고 수수했습니다.

지금 찾아보니 구룡사 웹사이트도 있군요!
보다 보니 템플스테이도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제 여행포스팅에 템플스테이가 나올수있길!!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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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사를 지나서 용손잡이 다리를 건너다.. 지못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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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의 봄은 겨우내 지켜주었던 차가운 눈 아래 있다.


이곳 사진을 찍는데 어떤 아저씨 두분께서 약주와 식사를 같이 하고 계셨던것 같은데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셨어요. 사진을 공부하냐면서.. 둘째 딸생각이 난다고^^

그런데 왜일까요.. 최근에 너무 흉흉한 뉴스만 봐서 그런지..
사진을 찍어드리고 연락달라는 핸드폰번호를 받긴했는데... 전화를 아직 못드렸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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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뭘좀 아는 다람쥐


사진의 핀트가 좀 나가긴 했지만 다람쥐의 트레이드마크인 저 포즈를 포착할수 있었습니다.
꼬리가 둥글~ 말렸더라면 더 만화스럽고 귀여웠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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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른 물고 도망가는 녀석 작은몸에 작은 날개로 "부르릉~"하고 날아간다.


비로봉 2.2km를 앞에 두고 너무 힘들고 등산객 아저씨들의 아이젠없인 거기에 가긴 힘들것!
이라는 조언을 듣고서 김밥 까먹고 내려가자~라는 생각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한참 맛있게 다 먹고 빵집 아저씨가 서비스로 줬던 쿠키를 먹고 있는데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렸죠.

손바닥보다 작아보이는 회색에 흰노랑배를 가진 새가 주변에서 지켜보며 지저귀길래
설마설마 하면서 작은 쿠키조각을 던져줘봤는데
어머나 왠일!
부르릉~ 날라오더니 휙 집어가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2마리가 한번씩 받아가더군요.
한 두세번 던져줘봤더니 이녀석이 잘 받아가길래.
손바닥 위에 한번 놔보자! 했죠.
처음에는 잘 안다가오더니 한번 물고 부르릉~ 하고 날라가길래 꺅꺅 소리 질러가면서 너무 즐거웠어요.
2마리 중에 1마리는 완전 겁쟁이라 손위에 쿠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가오질 못하더라고요.
얼마나 귀엽던지^^

내려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삥뜯긴것 같아! 그것도 아주 유쾌하게!

치악산에 가시면 귀여움을 빙자하여 삥뜯는 새들이 있으니~ 작은 쿠키한두조각 챙겨보세요~
유쾌과 마주칠지 모르잖아요 :)

그녀석들때문에 밥먹는 시간이 훌훌 흘러가는줄도 모르고 노닥거리다가 정신차리고 얼른 내려왔습니다.
오랜만의 산행에 즐거움까지 더했으니! 이보다 즐거울수 있겠습니까~

내려오다가 사진이 한장도 없길래.. 장난삼아 찍어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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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주기전엔 안가요...